미국은 처음이지? 미국 와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feat. 미국 맨땅에 헤딩해보기)

지난 주 까지만 해도 낮에는 30도까지 오르곤 했는데 갑자기 아침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지며 벌써 겨울인가 싶네요.

매년 느끼는 거지만 제가 사는 뉴저지는 가을이 거의 없는거 같고, 대신 겨울은 거의 10월 ~ 4월까지로 긴거 같아요. 총각때야 매주 스노우보드 타는 맛에 겨울아 가지마~ 했지만 결혼하고 나이드니 그냥 따듯한 아랫목이 좋네요. 

 

JJ입니다. 

이전 글들에서 미국 입국을 위한 방법들, 미국 대학가기  를 다뤘는데 이번에는 처음 미국오면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타고난 금수저로 일등석 타고 미국 입국하여 캐쉬로 집을 사버리는 분들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을테니 조용히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절대 배아파서 그러는거 아니에요)

자 그럼, 렛츠 고우!

 

1. 공항에 내리면 그 다음에는??

미국 사는 한인들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처음 공항에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너의 미국 인생이 달려있다고!'

이 말을 미리 알았더라면.. 지금 나의 인생이 이렇지 않았을것을... 

어찌어찌해서 ESL이나 미국대학에 등록하여 드디어 미국 입성 성공!! 축하축하! 짝짝짝.. 

제가 18년전 도착한 JFK Airport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 은 정말 사람들이 미친듯이 바글대는 공항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로망, 뉴욕 맨하탄에서 뉴요커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엄청난 수의 유학생과 이민자들이 방문하는 공항인거죠. 

그럼 저 위에 말한 속담은 무슨 말이냐? 요즘에야 우버가 워낙 대세이고 공항에도 우버가 많이 들어오지만, 처음 도착한 미국에서 우버를 타고 거처할 곳까지 가실 분이 많지는 않을거에요. 보통은 이모, 삼촌, 사촌, 아빠 아는 분 등등 지인들이 공항에 픽업을 와주실텐데 이때 픽업 나와주시는 분의 직업이 지금 막 미국에 도착한 나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뭐 그런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nail shop 운영하는 지인분이 공항에 나와주셨다면, 공항에서 거주지로 가는 1시간 동안 내내 nail 샾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될거고, 그러다보면 처음에 nail 관련된 일을 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거고 식당을 운영하거나 관련 종사자가 픽업을 오면 그쪽 일로 시작하기가 수월할 거란 말입니다. 에헤. 본인은 안 그럴거 같다고요?

생각을 해봅시다. 낯선 나라에 처음와서 학교 다니며 파트타임 알바를 해야하는데 어디서 일자리를 구할지도 모르겠고, 설사 지역신문같은데에 나오는 일자리에 연락을 해봐도 미국 생활 0년인 사람을 뽑아 줄 곳은 거의 없겠죠. 

저 같은 경우에도 한국에서는 컴공 전공에 방학때마다 KT에서 인터넷설치 기사로 알바를 수년간 하고 미국에 왔지만 IT관련 일자리는 커녕 식당 알바자리 하나 구하는것도 쉽지 않았거든요..

물론 알바따위 없이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조달받는 멋진 분이라면 위 얘기가 와닿지 않겠네요. 

아무튼.. 그렇다고 공항에 픽업 올 분을 잘 고르라는 건 아니고 미국와서 처음 시작하게 되는 일을 계속 이어가게 될 확률이 높으니 알바라고 해도 최대한 본인의 관심 분야로 시작하면 좋겠다 뭐 그런 취지입니다. 

 

자 그럼, 이제 숙소로 왔으니 짐을 풀고 주변 동네 탐색과 함께 본격적인 미국 생활을 시작하는군요. 

 

2. 크레딧? 그게 뭐에요?

한국도 '신용' 이 좋아야 차도 사고 집도 사고 하듯, 미국에서도 이 신용(영어로 credit )이 아주 중요합니다.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이 크레딧하나만 잘 쌓아도 남 부럽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곳이 바로 미국입니다. 

집을 렌트할때, 차를 사거나 리스(lease)할때, 크레딧카드를 만들때 등등 뭐 하나 하려면 항상 Credit Check (신용정보조회)를 하게 되어 있어요. 그럼 이 크레딧을 쌓으려면 어찌 해야하는냐.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바로 Social Security Number (SSN) 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인데 이 SSN은 미국시민이 아닌 유학생마저도 받을 방법이 있고, 반면에 이게 없으면 미국에서 할 수 있는게 거의 없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일단 학생신분으로 미국 삶을 시작하는다는 가정하에, 대부분의 대학교에서는 학교내 도서관, 식당, 청소 등의 일을 학생들이 지원하여 할 수 있게 해주며 이러한 학교내 근무를 하게되면 SSN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학교에 가게 되면 international student office가 보통 있는데 가서 학교내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안내를 해줄거에요. 보통 SSN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일주일에 3, 4시간정도만 일을 해도 괜찮습니다. 

 

자 이제 SSN을 받았다면, 게임에서 기본 막대기 아이템을 하나 얻은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본 아이템이지만 없으면 레벨업을 절대 할 수 없는 중요한 아이템이에요.

SSN도 있겠다 이제는 은행으로 향해야죠. 학생 계좌도 열고 (여권으로 가능) 크레딧카드도 열고.. 어랏. 계좌는 쉽게 열어주는데 크레딧카드는? 말 그대로 신용카드인데 아직 신용이 전혀 없는 나에게는 그 누구도 크레딧카드를 열어주지 않아요. 가끔 유학생들이 Macy's 백화점같은데서 물건사다가 세일즈맨이 '너 Macy's 백화점 카드 하나 만들면 오늘 40% 할인받을 수 있어!!' 라는 말에 현혹되어 신나게 백화점 카드를 어플라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100% 시간만 쓰고 카드는 못 받습니다. 이 백화점 카드 역시 크레딧카드라 SSN이 필요하고 신용조회도 한 후에 승인이 나는데, SSN도 없고 신용기록도 없으니 이건 애초에 될 수가 없는거죠. 

그럼 첫 신용카드가 왜 중요하느냐.

미국에서 크레딧을 쌓기 위해서는 먼저 빚을 지고 그 빚을 잘 갚아나가는 것으로 본인이 빚 갚는데 성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크레딧카드를 매달 사용하고 잘 갚거나, 자동차 리스를 하고 잘 갚아나가면 저절로 크레딧이 좋아진다는 얘기에요. 

문제는, 이렇게 빚을 지기 위해서는 일단 크레딧 카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SSN이 있다고 해도 아무 신용기록이 없는 유학생들에게는 크레딧카드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치만 우리가 누굽니꽈. 끈기와 집념의 민족 아닙니꽈. 

일단 동네 은행으로 향합니다. 가급적이면 내 은행계좌가 있는 곳이면 더 좋겠죠. 가서 사실대로 털어놓고 때를 써봅니다.

'내가.. 사실 유학생인데 SSN은 받아놨고 크레딧 카드 하나 만들고 싶어. 내 계좌에 돈 많은거 봤지? 하나만 해줘'

경험상 위와 같이 말하면 90%정도는 거절당하고 10%정도는 운 좋게 크레딧카드를 하나 받게 됩니다. 

물론 크레딧 리밋(사용 한도액)이 $200 이라거나,, 하는 정도지만 그렇게라도 하나 받을 수만 있다면 정말 선조가 덕을 많이 쌓은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거절당한다 해도 좌절하지 마시고 '그럼 혹시 secured card라도 하나 해줄 수 있어?' 라고 하면 은행에 따라 성공률이 꽤 높습니다. 이 secured card는 내가 먼저 카드 계좌에 일정 금액을 넣어두면 그 금액의 90%정도 한도내에서 크레딧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사용상의 방법으로는 데빗 카드(일반 은행카드)랑 별반 다를건 없지만 그래도 크레딧 기록이 쌓여가는 카드이니 일반 크레딧 카드를 받지 못하게 되면 이 secured card를 꼭!! 발급받도록 하세요.

경험상 확실하게 secured card를 발급해줬던 곳은 Citi은행이었으니 참고하시고요.

https://www.citi.com/credit-cards/citi-secured-credit-card

https://www.citi.com/credit-cards/citi-secured-credit-card

첫 신용카드나 secured card를 발급받았다면 6개월 정도는 현금사용을 자제하고 일부로라도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빚을 내고 빚을 갚는' 기록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미약하지만 신용기록이 쌓이고 크레딧 점수도 올라가게 되니 미국 생활의 가장 기본이며 필수인 크레딧 생성이 되게 됩니다.

참고로 어느정도 크레딧이 쌓였는지 궁금할땐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해요.

www.creditkarma.com

Free credit scores and tools to make financial progress

 

그럼 문제 하나. 

미국와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답. 크레딧 쌓기

 

오늘 포스팅의 핵심이며 한줄 요약 - 미국에 정착할 생각이 있다면 미국 오자마자! secured credit card를 만들어 크레딧을 쌓아라. 이것이 훗날 미국생활하는데 있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니라~

 

그럼 다음 포스팅은 숙소 구하기, 차 구하기, 장 보기 등 미국에서 기본적인 의식주의 해결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빠이!